birchholt 직접 해보고 남기는 기록

도메인을 사기 전에 확인한 것들 — 그리고 하마터면 놓칠 뻔한 것

birchholt.com을 샀습니다. 결제까지 $10.46이 들었고, 이름을 고르는 데에는 그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들었습니다. 후보를 일곱 번 갈아엎었습니다.

그런데 결제 버튼을 누르기 직전에 다시 한번 검증하다가, 앞선 라운드에서 내린 결론 하나가 사실과 달랐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 이야기와, 그래서 만들게 된 확인 목록을 적어둡니다.

일곱 번을 돌고도 흠 없는 이름은 안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좋은 이름 하나만 찾으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막상 해보니 후보가 죽는 이유가 매번 달랐습니다.

마지막 것은 제가 직접 증명했습니다. 기존 블로그 주소가 misiq-log.tistory.com인데, 서브도메인 이름을 정하면서 제가 하이픈을 빼고 말했습니다. 확인해보니 하이픈 없는 주소는 404였습니다. 자기 블로그 이름인데도 흘렸습니다.

일곱 라운드를 돌고 나서 내린 결론은 **“흠 없는 이름은 안 나온다”**였습니다. birchholt도 깨끗해서 고른 게 아니라 흠이 가장 가벼워서 고른 것입니다.

결제 직전에 뒤집힌 것

마지막 라운드에서 저는 이 이름의 강점 중 하나로 **“웹에 흔적이 없다”**를 들었습니다. 새 브랜드가 검색 결과를 차지하기 쉽다는 뜻이었습니다.

결제 직전에 한 번 더 확인하다가 이게 틀렸다는 걸 알았습니다.

.com만 봤던 것입니다.

같은 이름의 .co.uk에는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실제로 운영된 사이트가 있었습니다. 영국의 한 요양원이 쓰던 주소였고, 아카이브에 캡처가 여덟 건 남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찾다 보니 이 단어는 영국의 실존 지명이기도 했습니다. 같은 이름의 도로가 있고, 농장이 있고, 심지어 14세기 토지 문서에도 나옵니다.

그래서 판단이 바뀌었습니다. 영문으로 이 이름을 검색하면 부동산 사이트와 자동차 대리점이 이미 상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영문 브랜드 검색으로 이 이름을 가져오는 건 몇 년이 걸려도 어렵습니다.

한국어 콘텐츠만 할 거라면 상관없습니다. 저는 그래서 그대로 샀습니다. 하지만 “흔적이 없어서 좋다"는 이유는 취소했습니다. 그건 사실이 아니었으니까요.

교훈은 하나였습니다. 도메인 위생 검사는 .com만 보면 안 됩니다. 형제 TLD의 과거 이력을 같이 봐야 합니다. 특히 .co.uk, .co.kr 같은 지역 TLD는 그 이름이 실제로 쓰였던 흔적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만든 확인 목록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순서를 정해뒀습니다. 전부 명령어 한 줄로 확인됩니다.

1. 등록 여부는 RDAP로 본다

whois는 레지스트라마다 응답 형식이 달라서 자동으로 처리하기 번거롭습니다. RDAP는 JSON으로 나옵니다.

curl -s https://rdap.verisign.com/com/v1/domain/example.com | jq '.events'

등록일과 만료일이 그대로 나옵니다. 응답이 404면 미등록입니다. 등록일이 최근이면 누가 방금 채간 것이고, 아주 오래됐으면 다음 항목을 꼭 봐야 합니다.

2. 과거에 뭐가 있었는지 — 형제 TLD까지

여기서 제가 걸렸습니다. 아카이브의 CDX API로 캡처 이력을 셀 수 있습니다.

# .com 만 보지 말고
curl -s "http://web.archive.org/cdx/search/cdx?url=example.com&matchType=domain&limit=20"

# 형제 TLD 도 같이
for tld in com net org co.uk co.kr kr; do
  echo -n "$tld: "
  curl -s "http://web.archive.org/cdx/search/cdx?url=example.$tld&matchType=domain&limit=200" | wc -l
done

캡처가 많이 나오면 과거에 쓰이던 도메인입니다. 스팸 사이트였다면 그 이력이 검색엔진에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저처럼 요양원이었다면 해가 되진 않지만, “새 이름"은 아니게 됩니다.

3. 상표와 법인명

도메인이 비어 있어도 상표가 있으면 나중에 문제가 됩니다. 한국은 특허정보 검색 서비스, 해외는 각국 상표 데이터베이스에서 확인합니다.

법인명도 같이 봅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비슷한 이름의 법인이 2024년에 새로 생긴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름 공간이 조용한 게 아니라 오히려 늘어나는 중이라는 뜻이었습니다.

4. 검색 결과를 누가 차지하고 있나

이건 도구가 아니라 그냥 검색해보면 됩니다. 다만 영문으로도 해봐야 합니다. 저는 한국어로만 검색하고 “깨끗하다"고 판단했습니다.

5. 사람이 받아적을 수 있나

하이픈, 겹자음, 헷갈리는 철자를 빼는 것입니다. 전화로 불러줄 수 있는지 상상해보면 대개 답이 나옵니다.

덤 — 다년 선결제는 확인하고 하세요

이름을 정하고 나서 5년을 미리 결제할지 고민했습니다. 가격이 오르기 전에 잠가두자는 생각이었습니다.

확인해보니 다년 할인이 없었습니다. 가격 API에서 등록·갱신·이전 가격이 전부 같았습니다.

curl -s https://api.porkbun.com/api/json/v3/pricing/get | jq '.pricing.com'

5년치를 미리 내면 그냥 5배를 내는 것이었습니다. “미리 사서 싸게 산다"는 효과가 아예 없었습니다.

인상 전 가격을 잠그는 효과는 있었지만 그 금액은 5년 기준 몇 달러였고, 그걸 위해 취소할 수 있는 선택지를 미리 버리는 셈이었습니다. 그래서 1년만 샀습니다.

⚠️ 그리고 도메인 등록비는 전액 비환불입니다. 부분 환불도, 이전 시 정산도 없습니다. 살 때 기간을 길게 잡는 건 되돌릴 수 없는 결정입니다.

정리

확인할 것방법놓치면
등록 여부RDAP (JSON)
과거 이력 — 형제 TLD 포함Wayback CDX“새 이름"이 아니게 된다 ← 제가 놓친 것
상표·법인명상표 DB, 법인 등기나중에 이름을 뺏긴다
검색 결과 점유 — 영문도그냥 검색브랜드 검색을 못 가져온다
받아적기전화로 불러보기사람이 흘린다
다년 할인레지스트라 가격 API없는 할인을 기대한다

일곱 라운드를 돌면서 배운 건 완벽한 이름을 찾는 게 아니라, 무엇을 포기하는지 알고 고르는 것이었습니다. birchholt는 영문 브랜드 검색을 포기한 이름입니다. 그걸 알고 샀습니다.

그리고 결제 직전에 한 번 더 검증한 게 남는 장사였습니다. 거기서 뒤집힌 사실이 하나 나왔고, 그게 없었다면 저는 지금도 “이 이름은 웹에 흔적이 없다"고 잘못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